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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자화학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IT


정보기술(IT) 기기의 새로운 패션 추세로 ‘투명’이 뜨고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와 TV는 물론 스피커 등 상당수 전자제품이 투명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 투명 속에 숨어있는 첨단 기술

건물 밖에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사람이 청소도구를 움직일 때마다 회의 중인 사람들의 물건이 움직인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광고의 한 장면이다.

이 광고의 ‘주인공’은 모토로라코리아가 출시한 휴대전화 ‘모토프리즘’. 비록 광고 내용은 비현실적이지만 이 휴대전화에 채용한 투명 ‘터치 레이어(touch layer)’의 기능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모토프리즘은 휴대전화 업계에서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터치스크린 위에 투명 레이어를 추가로 장착했다.


평범한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이 투명 레이어에는 센서가 탑재돼 있어 통화목록 확인, 전화 걸기, 문자메시지 확인, 사진 및 동영상 앨범 보기, MP3플레이어 실행, 세계시각 확인, 블루투스 모드 제어 등 대부분 기능을 가벼운 터치만으로 실행할 수 있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투명 터치 레이어는 터치 센서가 작동하는 특수 필름과 레이어를 만드는 용액을 금형에 함께 넣어 만드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피커 전문업체인 필스의 필름스피커는 진동판과 코일이 보이지 않는 특이한 디자인이다.

두께 0.08mm의 투명한 막이 그 비밀. 일명 ‘압전 필름’이라 불리는 폴리플루오르화비닐리덴(PVDF)이라는 재질을 사용한 이 막은 넓은 주파수 영역을 갖고 있으면서도 얇고 유연성이 있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고, 스피커 자체에 사진이나 그림 등을 인쇄할 수도 있다.

전류를 흘려보내면 필름이 진동을 하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 기본 원리다.

일본 IDEA인터내셔널의 아크릴 라디오는 본체가 원통 모양의 투명 소재로 만들어졌다.

마치 여성들이 사용하는 파우더 케이스와 모양이 비슷하다. 본체 중앙의 원형 뚜껑을 누르면 푸른색 불빛이 들어오면서 전원이 켜지고, 이 원형 뚜껑을 돌려가며 주파수를 맞춘다.

로지텍코리아도 초슬림형 제품인 일루미네이티드 키보드의 테두리를 투명으로 장식해 투명화 대열에 합류했다.

○ TV도 작품이다… 크리스털 같은 테두리

지난해 3월 삼성전자는 이중사출 방법을 이용해 베젤(bezel·테두리)을 투명하게 디자인한 액정표시장치(LCD)TV ‘파브 보르도 650’을 출시했다.

이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은 기존 전자제품의 획일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플라스틱이 아닌 크리스털 느낌의 신소재를 개발해 공예 작품 같은 효과를 준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후 보르도 650, 750, 850, 950 등 LCD TV는 물론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인 ‘파브 깐느’ 시리즈에도 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일본 소니와 네덜란드 필립스도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08’에서 고광택 검정 테두리에 투명 아크릴로 유리를 덧댄 느낌의 장식을 선보였다.

지난달 열린 ‘CES 2009’에서는 일본의 한 대형 전자업체가 아예 삼성전자 크리스털 로즈와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