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벨화학상

노벨화학상 원천기술 과학자가 ''10달러'' 버스운전사?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셔틀버스 운전기사인 더글러스 프래셔(57)가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그 역시 노벨상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이 됐을 것이라고 서울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뉴욕타임스를 인용,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버스 운전을 하는 프래셔는 한때 프래셔 박사로 불린 생명공학자였다”며 “그것도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인 시모무라 오사무(80), 마틸 챌피(61), 로전 첸(56)이 연구한 분야와 같았다”고 전했다.

프래셔 박사는 챌피와 첸 박사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녹색형광단백질(GFP)의 원천 연구를 제공한 주인공이다. GFP는 공동수상자인 오사무 교수가 1961년 해파리에서 추출한 물질로 신경세포의 성장과 암세포의 전이현상을 생체 내에서 관찰하는데 기여했다.
이 GFP가 매우 유용한 유전자 표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 과학자가 프래셔 박사였다고 한다. 그는 1980년대 미 국립보건원에 연구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미국 암학회가 그에게 연구비를 지원키로 했지만 2년 뒤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다고 한다.


연구 기관을 전전하던 그는 결국 재직했던 우즈 홀 연구소 마저 떠난 뒤 미 농무부에서 해충연구를 하다가 항공우주국(NASA)로 옮겼지만 연구 프로젝트가 해체되면서 실직자 신세가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챌피박사와 첸 박사에게 연락이 와 프래셔 박사는 자신이 해 온 해파리 유전자 연구를 두 박사에게 넘겼다고 한다.

프래셔는 헌츠빌의 도요타 판매회사에서 손님을 태우고 다니는 셔틀버스 운전사가 되어 과학계를 떠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프래셔 박사는 “세상에는 나보다 그 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더 많다”면서 “그들(노벨상을 수상한 두 박사)은 전 인생을 바쳐 연구를 발전시켰고 나는 그러지 못했을 뿐”이라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고 한다.